인왕산 수송동계곡을 벗어나면 직선으로 만들어진 석굴암 계단이 있다. 마시지 못하는 약수물로 땀을 씻어내고 108 계단을 서너 번 밟고 올라가면 석굴암 앞 연꽃 뒤돌아 서울을 내려다보고 좌측 샛길로 빠진다. 인왕산은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위험한 절벽이 감싸고 있어 처음서부터 능선길을 따라가야 수월하게 오른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숨은 길이 있다. 작은 골짜기 험한 길을 용케도 개척했는데 사고가 났는지 지금은 폐쇄되어 있다. 웬만한 용기와 등력으로는 해 질 녘 혼자 오르긴 무섭다. 석굴암까지 오면 막다른 길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다. 절지기 중의 편안해 보이지 않는 표정처럼 무당들의 터전과 겹치는 음습함이 있어 중도, 무당도, 등산객도 힘겨워하는 곳이다. 지름길은 좋은 길이 아니다 단지 짧은 길이라는 시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