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가적인 삶

문화

어머니와 취나물 향기

인생도처유상수 2024. 10. 13. 10:02

24년10월12일

어머니는 봄이면 산과 들로 나물채취를 가셨다.
물건 살 돈이 없어 직접 노동을 해서 얻는 방식이다.
채취한 나물들은 다듬고, 씻고, 삶아 말려서 오랫동안 먹었다. 특히 취나물은 향기도 진하지만 질기고 풀냄새가 강해서 어린아이에게는 멀리하게 만드는 나물이다. 돈이 없어 양념도 강하지 않아 순수한 취나물을 먹는 것이다.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들어가신지가 3년 이상이고, 나물무침을 안 하신 지가 7년 이상쯤 되었다. 그래서 취나물 볶음을 먹을 일이 없었다. 간혹 산채비빔밥이나, 산채음식을 먹을 때가 있는데 양념과 참기름 냄새가 강해 고유의 맛을 못 느낄 때가 많다.

이제 직접 취나물볶음을 한다. 말린 것을 사다가 이틀간을 불리고 헹궈서 꼭 짠 다음 참기름에 볶는다. 양념이라고는 마늘, 소금, 조선간장, 파, 참깨 정도다. 취나물의 질김과 풀향기와 고유의 맛이 난다.

어머니의 맛은 잊었지만 취나물 향기 맛은 그대로여서 좋다. 첨부된 맛은 사라져도 고유의 맛은 남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