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에 신촌역은 똥차길이라고 했다.
운행간격이 긴 시골기차역이었다.
이대 근처에서 놀다가 왕복하는 맛이 있는 길이었다.
중앙선 기차를 신촌에서 백마를 가면
'화사랑'이라는 생음악 통기타 막걸리 주막이 있었다.
기찻길옆에 있고, 주변이 논밭이어서 운치가 좋았다.
정태춘, 박은옥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많은 젊은 연인들의 장소였다.
통금시간이 있듯이 이른 막차 시간으로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고 백마역까지 뛰었던 기억
막차를 놓치고 근처 여관을 잡았던 추억도 있다.
데모가 빈번한 군사독재시대의 서울을 벗어나
젊은 낭만과 외침이 가능한 화사랑에 모여
앞날을 걱정하며 시대의 아픔에 취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은 신촌역사에서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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