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가 소강상태인 이른 아침
자전거를 몰고 산책코스를 달렸다.
풋풋한 한여름 새벽 냄새가 있고
축축한 공기의 끈적임과 무거움과 땀이 있다.
무뚝뚝한 표정과 말투의 농부가 불쑥 참외를 내민다.
미안한 듯 조금 덜 익었지만 먹을 만 하다며 권한다.
가지고 갈 것이 없다니 주머니에 넣고 가란다
그리고
더 잘 익은 참외 하나를 더 강권한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쓱쓱 흙을 닦고 무릎으로 깨서
나눠 먹었다.
4년이상을 다녔는데 처음 겪는 일이었다.
평소에 눈 여겨 봤는지 조심스럽게 묻는다.
어디에 사는지를
불룩한 주머니로 인해서 코스를 벗어나
빠르게 귀가를 했다.
주머니에 농부의 마음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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